#2 해설
2015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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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신(臣) 유종원(柳宗元)이 엎드려 살펴보니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측천무후 시절에 동주(同州)의 하규(下邽)에 서원경(徐元慶)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아버지 상(爽)이 현의 관리인 조사온(趙師韞)에게 죽었다고 하여 마침내 아버지의 원수를 찔러 죽인 뒤 제 몸을 묶어 관에 자수하였습니다.
그때 진자앙(陳子昂)은 그를 사형에 처하되 정문(旌門)을 세워 주자고 건의하였으며, 또 그 내용을 법령에 넣어 항구적인 법으로 삼자고 청하였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신이 듣기를, 예(禮)의 근본은 무질서를 막고자 하는 것이니, 만약 예에서 해악을 저지르지 말라고 하는데 자식 된 이가 사람을 죽였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형(刑)의 근본도 무질서를 막고자 하는 것이니, 만약 형에서 해악을 저지르지 말라고 하는데 관리 된 이가 사람을 죽였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결국 그 근본은 서로 합치하면서 그 작용이 이끌어지는 것이니, 정문과 사형은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정문을 세워 줄 일을 사형에 처하는 것은 남용으로서 형을 지나치게 적용하는 것이 됩니다.
사형에 처할 일에 정문을 세워 주는 것은 참람으로서 예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것이 됩니다.
과연 이것을 천하에 내보이고 후대에 전하여서 의를 좇는 이가 나아갈 곳을 모르게 하고 해를 꾀하려는 이가 설 곳을 알지 못하도록 해야 하겠습니까.
과연 이것이 법으로 삼아야 할 만한 일이겠습니까.
무릇 성인(聖人)의 제도에서 도리를 밝혀 상벌을 정하도록 한 것과 사실에 터 잡아 시비를 가리도록 한 것은 모두 하나로 통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진위를 가려내고 곡직을 바로 하여 근본을 따져본다면, 형과 예의 적용은 뚜렷이 밝혀집니다.
그 까닭은 이렇습니다.
만일 원경의 아버지가 공적인 죄를 지은 것이 아닌데도 사온이 죽였다면 이는 오직 사사로운 원한으로 관리의 기세를 떨쳐 무고한 이를 괴롭힌 게 됩니다.
더구나 고을 수령과 형관은 이를 알아볼 줄도 모르고 위아래로 모두 몽매하여 울부짖는 호소를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원경은 원수와 같은 하늘 아래서 사는 것을 몹시 부끄럽게 여기며 항상 칼을 품고 예를 실행하려는 마음을 지니다가 마침내 원수의 가슴을 찔렀으니, 이는 꿋꿋이 자신을 이겨낸 행위로서 그때 죽더라도 여한이 없었을 것입니다.
바로 예를 지키고 의를 실행한 것입니다.
그러니 담당 관리는 마땅히
부끄러운 빛을 띠고 그에게 감사하기에 바쁠진대 어찌 사형에 처한단 말입니까.
혹시 원경의 아버지가 면할 수 없는 죄를 지어 사온이 죽인 것이었다면 그것은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한 것이 아닙니다.
이는 관리에게 죽은 것이 아니라 법에 의해 죽은 것입니다.
법을 원수로 삼을 수야 있겠습니까.
천자의 법을 원수 삼아 사법 관리를 죽였다면, 이는 패악하여 임금을 능멸한 것입니다.
이런 자는 잡아 죽여야 국법이 바로 설진대 어찌 정문을 세운다는 것입니까.
진자앙은 앞의 건의에서 "사람은 자식이 있고 자식은 반드시
어버이가 있으니, 어버이를 위한 복수가 이어진다면 그 무질서는 누가 구제하겠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예를 매우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예에서 이야기하는 복수는, 사무치는 억울함이 있는데도 호소할 곳이 없는 경우이지, 죄를 저질러 법에 저촉되어 사형에 처해지는 경우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네가 사람을 죽였으니 나도 널 죽이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곡직을 따져보지도 않고서 힘없고 약한 이를 겁주는 것이 될 뿐이며, 또한 경전과 성인의 가르침에 심히 위배되는 것입니다.
『주례』에서 "조인(調人)이 뭇사람들의 복수 사건을 담당하여 조정한다.
살인이라도 의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복수를 금한다.
복수는 사형에 처한다.
이를 다시 보복 살해하면, 온 나라가 그를 복수할 것이다." 하였으니, 어찌 어버이를 위한 복수가 이어질 수 있겠습니까.
『춘추공양전』에서는 "아버지가 무고하게 죽었다면 아들은 복수할 수 있다.
아버지가 죄 때문에 죽었는데 아들이 복수한다면, 이는 무뢰배의 짓거리로서 복수의 폐해를 막지 못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위의 사건을 판단해 보면 예에 합치합니다.
무릇 복수를 잊지 않는 것은 효이며, 죽음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의입니다.
원경이 예를 저버리지 않고 효를 지켜 의롭게 죽으려 했으니, 이는 바로 이치를 깨치고 도를 들은 것입니다.
이치를 깨치고 도를 들은 사람에 대해 왕법(王法)이 어찌 보복 살인의 죄인으로 보겠습니까.
진자앙은 도리어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하니, 그것은 형의 남용이며 예의 훼손입니다.
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뚜렷합니다.
신의 간언을 법령에 반영하시어 사법 관리로 하여금 앞의 건의에 따라 법을 집행하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삼가 아뢰었나이다.
- 유종원, 「복수에 대한 건의를 논박함」
윗글에 비추어 볼 때 예와 형에 관한 서술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예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는 성인의 가르침과 제도가 훌륭한 전거가 된다.
② 예는 의를 좇는 이가 나아갈 바이자, 도리를 밝혀 상벌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③ 형은 해를 피하려는 이에게 의지가 되며, 사실을 기반으로 시비를 가리는 수단이 된다.
④ 형은 범죄 행위를 규정하고 그것을 강제력으로 금지하여 합당한 행위를 유도하는 규칙이 된다.
⑤ 예는 혼란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처벌 법규인 형과는 서로 근본을 달리하는 규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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