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해설
2021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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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법을 해석할 때 반드시 그 문언에 엄격히 구속되어야 하는가를
놓고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 왔다.
한편에서는 법의 제정과 해석이
구별되어야 함을 이유로 이를 긍정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애초에
법의 제정 자체가 완벽할 수 없는 이상, 사안에 따라서는 문언에
구애되지 않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통적인 법학방법론은 이 문제를 법률 문언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해석 외에 '법률의 문언을 넘는 해석'이나 '법률의 문언에
반하는 해석'을 인정할지 여부와 관련지어 다루고 있다.
학설에
따라서는 이들을 각각 '법률내재적 법형성'과 '초법률적 법형성'이라
부르며, 전자를 특정 법률의 본래적 구상 범위 내에서 흠결 보충을
위해 시도되는 것으로, 후자를 전체 법질서 및 그 지도 원리의
관점에서 수행되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완전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형식상 드러나지 않는 법률적
결함에 대처하는 것도 일견 흠결 보충이라 할 수 있지만, 이는
또한 법률이 제시하는 결론을 전체 법질서의 입장에서 뒤집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종래 법철학적 논의에서는 문언을 이루고 있는 언어의
불확정성에 주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단어는 언어적으로
확정적인 의미의 중심부와 불확정적인 의미의 주변부를 지니며,
중심부의 사안에서는 문언에 엄격히 구속되어야 하지만 주변부의
사안에서는 해석자의 재량이 인정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가령 ㉠ 주택가에서 야생동물을 길러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을 때, 초원의 사자가 '야생동물'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지만, 들개나 길고양이, 혹은 여러 종류의
야생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실험실에서 창조한 동물이 그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해석자가 재량껏 결정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는 주변부의 사안을 해석자의
재량에 맡기기보다는 규칙의 목적에 구속되게 해야 할 뿐
아니라, 심지어 중심부의 사안에서조차 규칙의 목적에 대한
조회 없이는 문언이 해석자를 온전히 구속할 수 없다는
[A]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인근에서 잡힌 희귀한 개구리를
연구·보호하기 위해 발견 장소와 가장 유사한 환경의 주택가
시설에 둘 수 있을까? 이를 긍정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개구
리가 의미상 '야생동물'에 해당한다는 점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기존의 법학방법론적 논의와 법철학적 논의를 하나의
연결된 구성으로 제시함으로써 각각의 논의에서 드러났던 난점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르면 문언이 합당한
답을 제공하는 표준적 사안 외에 아무런 답을 제공하지 않는 사안
이나 부적절한 답을 제공하는 사안도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각각 문언을 넘는 해석과 문언에 반하는 해석이 시도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양자는 모두 이른바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전자를 판단하기 어려운 까닭은 문언의
언어적 불확정성에 기인하는 것인 반면, 후자는 문언이 언어적
확정성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제공하는 답을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 보이는 탓에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에서 서로 구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에서는 더 이상 문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문언이 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해석을 통한 보충이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규칙의 언어
그 자체가 해석자로 하여금 규칙의 목적을 가늠하도록 인도해 줄
수 있으며, 문언이 제공하는 답이 부적절하고 어리석게 느껴질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평가 자체가 어디까지나 해석자의 주관
이라는 한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뻔히 부적절한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문언에 구속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일견 합리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언을 강조하는 입장은 '재량'이 연상시키는 '사람의
지배'에 대한 우려와,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배경으로
하는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법률은 시민의 대표들이 지난한
타협의 과정 끝에 도출해 낸 결과물이다.
엄밀히 말해 오로지
법률의 문언 그 자체만이 민주적으로 결정된 것이며, 그 너머의
것에 대해서는, 심지어 입법 의도나 법률의 목적이라 해도 동등한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법률 적용의 결과가
부적절한지 여부보다 그것이 부적절하다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특정인에게 부여할 것인지 여부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요컨대 해석자에게 그러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 비록 부적절한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여전히 문언에 구속될 것을 요구하는 편이 오히려 합리
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A]의 입장에서 ㉠을 해석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규칙의 목적이 야생의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면,
멸종 위기 품종의 길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다.
② 야성을 잃어버린 채 평생을 사람과 함께 산 사자가 '야생동물'의
언어적 의미에 부합한다면, 그것을 기르는 것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③ 규칙의 목적이 주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면, 길들여지지
않는 야수의 공격성을 지닌 들개를 기르는 것이 금지될 수도
있을 것이다.
④ 인근에서 잡힌 희귀한 개구리를 관상용으로 키우는 것이 허용
되었다면, '야생동물'의 언어적 의미를 주거에 두고 감상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동물로 보았을 것이다.
⑤ 여러 종류의 야생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실험실에서 창조한
동물을 기르는 것이 금지되었다면, '야생동물'의 언어적 의미를
자연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동물로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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