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해설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27 해설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사를 한다면?"
"안 돼요, 이사는. 이젠 죽어도 이산 할 수 없어요.
날 여기 혼자 두고 가든지 말든지 하세요.
난 다시는 이삿짐을 꾸리진 않겠어요."
"무슨 소리야? 이제 어쩔 도리가 없다는 걸 잘 알지 않아? 날더러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야."
"그래도 안 돼요!"
"이유가 뭐야?"
"도대체 이 마을만 하더라도 옮겨 산 게 몇 번이에요?"
이 집까지 치면 세 번째였다.
붙들네에서는 구식 마구간에다 방 두 칸을 들여 세를 살았었다.
내 방은 평 반 남짓한 골방이었다.
간신히 발을 뻗을 수 있었고 넓이는 그것이면 족했다.
거기서도 문제는 방음이었다.
내 딸아이와 합쳐 아이들이 넷이었다.
아이들이 점점 무서워졌다.
만상은 아이들의 헤살궂은 얼굴과 꽥꽥이는 아이들의 오리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으레껏 아내거나 딸아이가 피해를 입었다.
느닷없는 나의 신경질과 고함에 아내는 어쩔 바를 몰라 흐느꼈고 죄 없는 딸아이가 싸리비에 맞아 경기를 했다.
나는 점점 더 난폭한 정신병자가 되어 갔던 것이다.
"그래? 죽어도 이살 못 하겠단 말이지? 이 동네가 그렇게두 좋아?"
"누가 좋다고 그랬나요?"
"그럼 뭐야?"
"이 동네에 들인 공이 아까워서요.
생각해 보세요."
┌ 우리네 장닭의 당당한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지도
│오래였다.
게다 이제 갓 깡깡깡 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장
│끼놈은 붙들네의 개가 쳐들어와 물어 죽여 버리고, 까투리는
│목 너머 마을 양계장 집 누렁이가, 이제 남은 것은 이천의
│조각하는 강 형한테서 얻어 온 호로새 한 쌍과 집에서 놀아
│먹여 기르는 암탉 한 마리뿐이었다.
뒤란 꽃사과나무 아래
│핑장은 뜯어 발겨진 핑 털이며 깔짚이 너저분하게 엉겨 흐트
[A]러져 있어서, 거길 들여다볼 때면 마치 시달리다 지쳐 버린
│나 자신의 내면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마냥 끔찍스러웠다.
│술이 억병으로 취한 붙들 아비가 우리네 장닭 모가지를 탁
│들이쥐고 꽁지며 날갯죽지의 깃털을 몽땅몽땅 쥐어뜯으면서,
│그걸 잡아먹겠다고 동네방네 고함을 치며 돌아다니는 광경을
│보게 되었을 때 그때 이미 내 마음에는 작정이 서 있었던
│것이다.
그때 아내에게 나는 말했었다.
끔찍한 동네야. 저게
└소위 한 작가를 대접하는 이 사회의 한 가지 방식이야.
"에미, 넌 내가 글 한 줄 제대로 못 쓰고 이 집에서 정신병자가 되어 미쳐 나가도 좋단 말이지?"
"왜 미친단 말에요? 저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이 집에서 물러서란 말에요?"
"글렀어, 이젠. 더티 플레이를 예사로 하기 시작한 거야. 하지만 정말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저네들이 아니야. 에미야, 넌 지금껏 내가 어떤 일을 해 왔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겠지?"
"㉠ 알고 말고요.
그걸 명심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여길 떠날 수 없다는 거예요."
"좋아. 문제가 뭔지 하나씩 차근차근 따져 보자구."
"이사하는 데 따르는 문제가 한두 가지겠어요?"
"㉡ 그렇지. 한두 가지가 아닐 거야. 우선……"
우선 당장 그미의 산월(産月)이 다 돼 간다는 게 아내로서는 큰 고통거리일 것이었다.
"애는 이살 해서도 낳을 수 있어. 꼼짝도 말고 않아 있어. 이삿짐 꾸릴 때 밥 식기 하나 챙기지 않아도 좋도록 내가 조처해 줄테니까.
의사들은 괜히 유산될 거라느니 어쩌느니 겁주는 거야."
"그런 건 문제도 안 돼요……. 이 집에 이사 온 지 대여섯 달밖에 안 됐어요."
"㉢ 알아. 수리비 얘기겠지?"
"뼈아프게 밤잠 안 자고 글 써서 번 돈이에요."
집 수리비 관계로 이사 들기 전에 안주인과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집이 너무 낡았으니 수리비의 반 정도를 부담해 달라는 게 우리 쪽의 요구였고, 한 푼도 부담할 수 없다는 게 안주인의 주장이었다.
하는 수 없었다.
이사 들기 전에 장작 부엌을 새마을보일러로 고치고 바닥에다 콘크리트를 쳤다.
터진 곳은 때우고 바랜 곳은 수성 페인트를 바르고 마당을 시멘트로 입히고 도배를 해 올리니 집의 면모가 일신했다.
대문간에 현판을 달았다.
그 이름 '청정재(淸靜齋)', 아내가 좋아하는 청결과 나의 비원인 조용함을 강조한 현판이었다.
대청마루의 굵은 기둥에다 '淸潔 靜肅'이라 크게 써 붙이고 정씨의 건넌채 미닫이 위에다는 그의 이름을 따서 '眞生堂'이라 올려다 붙였다.
그의 병든 아내를 위해서는 그 아래 문틀에다 '願 至福'이라 써 올렸다.
지금에 이르러 나의 그 필적들을 처다보기란 끔찍한 일이었다.
"우리가 나간다면 집주인은 얼씨구나 할 거예요.
집수리까지 깨끗하게 해 놨으니 전셋돈을 아마 백만 원은 더 올려 받으려 들 거예요."
"우리가 반년도 안 돼서 못 살고 나가게 됐으니, 주인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는 셈치고 수리비 삼십만 원의 반이거나 삼분의일만이라도 내놓으라고 떼를 써 볼까?"
"그 아주머니가 어떤 사람인데요? 계약서를 들먹일 거예요."
"㉣ 그렇지, 계약서."
"수리비는 그렇다 치고 송아지는 어떡할 참이에요? 마구간까지 어렵사리 해서 세를 얻어 놨는데 이제 와서 소 키우는 걸 포기하겠다는 거예요?"
그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놈의 송아지였다.
그건 미래의 우리들을 크나큰 희망이었다.
"글쎄, 마구간이 딸린 집을 구할 수가 없을까? 저 안골이니 월문리 같은 데 말이야."
"다 다녀 보지 않았어요? 마구간 딸린 집이 그리 쉽던가요? 그런데가 없으니까 여기라도 눌러앉은 것 아녜요.
어떤 역경이 닥쳐와도 우린 이 고비를 이겨 나가야 해요."
"㉤ 알아. 내가 그 빌어먹을 잡문 공포(雜文恐怖)에서 해방되는 것도, 또 말라빠진 여성지 연재 따위를 안 해도 되는 것도, 그리고 저런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한 지붕 밑에서 지지고 볶지 않아도
되게 되는 것도 …… 저것들을 키우고 불리고 다시 키워서, 어떻게 어떻게 다시 시작해 보겠단 일념에서였지. 알아."
연재가 끝나면 글쓰기를 당분간 젖혀 두고 직장 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도 송아지를 키우고 늘리기 위해서였다.
- 박영한, 「지상의 방 한 칸」-
㉠~㉤에 반영된 인물의 심리를 바르게 나타낸 것은?
① ㉠ : 상대방에 대한 태도의 변화
② ㉡ : 생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각
③ ㉢ : 난관을 타개할 수 없음에 대한 안타까움
④ ㉣ : 자신의 상황 인식에 대한 확신
⑤ ㉤ : 당면한 문제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의 인정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2012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