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해설
2009(예비)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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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는 어제 돌아갈 때 어쩌면 이것이 영원한 이별이 될지 모르지만 만일 오늘 또 오게 되면 당신에게 누가 리자베타를 죽였는지 알려 주겠다고 했지."
그녀는 갑자기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서 자 이제 알려 주려고 온 거야."
"그럼 당신은 어제 그 말을 진심으로……." 소나는 간신히 소곤거렸다.
"대체 당신이 어떻게 아세요?" 문득 정신을 차린 듯이 그녀는 빠른 말투로 물었다.
그녀는 숨쉬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져 갔다.
"알고 있어." 라스콜리니코프가 대답했다.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사람들이 찾아냈다는 얘긴가요, 그 남자를?" 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어보았다.
"아니, 찾아내지는 못했어."
"그럼 대체 당신은 어떻게 ㉠ 그것에 대해서 아신다는 거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또 다시 그녀가 들릴 듯 말 듯 물어보았다.
그는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려 그녀를 뚫어지게 처다보았다.
"어디 맞혀 봐." 일그러지고 힘없는 미소를 띠며 그가 말했다.
그녀의 몸 전체에 경련과 같은 것이 지나갔다.
"아, 당신은 날…… 대체 왜 날 그렇게…… 놀라게 하세요?" 어린애처럼 미소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내가 사건의 윤곽을 알고 있는 이상 내가 그 남자와 아주 친한 사이란 건 당신도 짐작할거야……." 그는 이미 그녀에게서 눈을 뗄 힘도 없는 듯 그녀를 뚫어지게 계속 응시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는 리자베타를 죽이려 한 건 아니야……. 그냥…… 우연히 죽이게 된 것뿐이지. 그는 언니인 노파가 혼자 있을 때 그 노파를 죽이러 들어간 건데…… 그때 리자베타가 들어온 거야……. 그래서 그녀마저 죽이게 된 거지."
또다시 끔찍한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둘은 계속 서로를 응시했다.
"이래도 맞히지 못하겠어?" 마치 종루에서 아래로 몸을 던지는 기분으로 그가 갑자기 물었다.
"모르겠어요." 들릴 듯 말 듯 소나가 속삭였다.
"잘 좀 생각해 봐."
이 말을 하자마자 익숙했던 예전의 한 느낌이 또 다시 그의 영혼을 얼어붙게 했다.
그가 소나를 처다본 순간 갑자기 그녀의 얼굴에 리자베타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듯했기 때문이다.
도끼를 들고 다가갔을 때, 그때의 리자베타의 얼굴 표정을 그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린애가 갑자기 무엇엔가 흠칫 놀랐을 때 자기를 놀라게 한 것을 불안스럽게 주시하다가 조그만 손을 앞으로 내밀고 뒤로 몸을 빼내면서 짓는 금방 울 것 같은 표정……. 흡사 그런 완전히 어린애 같은 놀라움의 표정을 얼굴에 드러내면서 리자베타는 한 손을 앞으로 치켜들고 그를 피하려고 벽 쪽으로 뒷걸음질 쳤던 것이다.
그것과 거의 똑같은 일이 지금 소나에게도 일어났다.
그녀는 무기력하고 놀란 표정으로 잠시 동안 그를 처다보더니 갑자기 왼손을 앞으로 내밀고 그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면서 침대에서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로부터 뒷걸음질을 치면서도 그녀의 눈길은 더욱 더 그의 얼굴에 고정되어 갔다.
그녀의
공포감이 그에게도 갑자기 전해져 왔다.
소나가 지었던 놀라움의 표정이 그의 얼굴에도 비친 후에 그도 역시 거의 어린애 같은 미소를 띠고 그녀를 처다보기 시작했다.
"알겠지?" 그가 마침내 나지막하게 물어보았다.
"아아!" 그녀의 가슴 속으로부터 끔찍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맥없이 침대로 쓰러지며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나 이내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그의 곁으로 바싹 다가서서 두 손으로 그를 잡고 그 가느다란 손가락들에 힘을 주며 또 다시 못에라도 박힌 듯 꼼짝도 않고 그의 얼굴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이 최후의 절망적인 눈초리로 그녀는 무언가 한 가닥 희망이나마 발견하여 그것을 잡아 보려 했다.
그러나 희망은 없었다.
이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모든 게 그의 말 ㉡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훨씬 뒤에 이때의 일을 회상했을 때에도 그녀는 언제나 불가사의한 느낌이 들곤 했다.
아무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그 때 대체 무슨 이유로 그렇게 대뜸 파악하게 되었을까? 사실 그런 종류의 무언가를 그녀가 예감하고 있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그가 그녀에게 ㉢ 그 사실을 말하자마자 그녀는 자신이 마치 정말로 바로 그것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됐어, 소냐, 이제 됐다고! 날 괴롭히지 말아 줘!" 그가 고통스럽게 부탁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털어놓으리라고는 정말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결국은 ㉣ 그렇게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정신없이 벌떡 일어나 두 손을 비비면서 방 한가운데까지 갔으나 재빨리 몸을 돌려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와 거의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붙어 앉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무엇에 찔린 듯이 몸을 부르르 떨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자신도 모르게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 어쩌자고, 어쩌자고 당신은 그런 짓을 했어요!" 그녀는 절망적으로 외치더니 훌쩍 일어나 그의 목에 매달려 두 손으로 꼭 껴안았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문득 뒤로 물러나더니 서글픈 웃음을 띠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이상한 여자야, 소냐. 내가 ㉤ 그것에 대해 얘기했는데도 끌어안고 키스를 해주다니. 당신 아마 지금 제정신이 아닌가 보군."
"아니에요, 이 순간 세상에서 당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어요!" 그의 말은 듣지도 않고, 그녀는 흥분의 절정에 달한 듯이 외쳤다.
그리고는 발작이라도 일으켰는지 흑흑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일찍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이 그의 가슴에 파도처럼 밀려와 순식간에 그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었다.
그는 그 감정에 저항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서 눈물 두 방울이 흘러나와 속눈썹에 맺혔다.
"그럼, 당신은 날 버리지 않을 거지, 소냐?"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그는 물었다.
"그럼요, 그럼요, 절대로, 절대로요!" 소냐가 외쳤다.
"난 당신을 따라 가겠어요, 어디든 따라 가겠어요! 아아…… 전 참 불행한 여자에요! 왜, 왜 내가 당신을 더 빨리 알게 되지 못했을까요? 왜 당신은 내게 좀 더 빨리 오지 않았나요? 아아!"
"그래서 이렇게 온 거잖아."
"그래요, 이제야 왔군요! 아, 이제 어떻게 하지……. 그래요 함께, 우리 함께!" 그녀는 제정신이 아닌 듯 다시 그를 끌어안으며 되풀이했다.
"감옥을 가더라도 함께 따라 가겠어요!"
―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보기>의 ⓐ~ⓔ 중, 위 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보 기>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을 구상하면서 당대 러시아의 대표적 사상과 철학들의 부정적 요소들을 나타내 보고자 했다.
작가는, ⓐ사회에 무익한 자를 제거하고 그의 재물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에 사용하는 행위를 휴머니즘의 차원에서 판단하려는 태도와 ⓑ비범한 인간들이 대의(大義)를 위해 한 행동은 평범한 인간들의 가치 판단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대해서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사람을 죽이는 행위의 동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태도는 그 자체가 모순이며, 따라서 살인 행위는 필연적으로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정교한 심리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정신적 고통은 ⓓ자신의 행위를 사랑과 양심의 차원에서 대하는 태도를 가질 때 해결 가능한 길로 들어설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작가는 그 ⓔ궁극적인 해결은 신의 섭리에 의존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① ⓐ ② ⓑ ③ ⓒ
④ ⓓ 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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