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해설
2009(예비)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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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계몽된 현대 사회에서 이성이 설정한 최고의 목적은 '자기 보존'이다.
그 결과 자연은 목적 없는 단순 물질이자 자기 보존의 수단으로 전락한다.
오랫동안 자연의 지배를 받아 왔던 인간이 이제 자연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성 자체가 도구화됨으로써 구체적이고 인격적인 자기는 사라지고 오직 비판 능력 없는 추상적 자아만 보존된다.
호르크하이머는 이렇게 진행된 인간의 승리가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에 의한 인간 지배로 귀결된다고 진단한다.
이를 개념화하기 위해 그는 우선 내적 자연과 외적 자연을 구별하고 후자를 다시 인간적 자연과 비인간적 자연으로 나눈다.
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가 인간에 의한 인간 지배로 진행한다는 호르크하이머의 명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먼저 인간에 의한 외적 자연 지배는 내적 자연에 대한 억압을 수반한다.
인간은 외적 자연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도구적 이성의 지배를 내면화하면서 자신의 내적 자연을 억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을 기계처럼 다루듯이 자기 자신도 도구적 이성에 의해 작동되는 기계처럼 다루어야 한다.
도구적 이성으로 무장한 자아가 자신의 내적 자연을 억압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적 자연을 철저하게 억압함으로써 성공한 사람이 이제는 그렇지 못한 사람을 지배한다.
추상적 자아에 의한 내적 자연의 지배가 강자에 의한 약자의 지배 구조를 강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들 사이의 지배 구조가 자아에게 내적 자연을 지배하도록 강제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 보존과 성공을 위해 인간이 자신의 내적 자연까지 가혹하고 무자비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은 냉혹한 지배자로부터 혹사당한 경험에서 벗어나려는 비극적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외적 자연에 대한 인간의 억압은 인간의 본래적 특성보다는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호르크하이머에 따르면, 외적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인간의 내적 자연을 억압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억압의 주체인 이성과 자아에 대한 '원한 감정'을 더 키워 간다.
특히 이중적 억압의 희생자로 전락한 다수의 대중이 원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대중은 한편으로 자신의 자연적 충동을 스스로 억압해야만 하고, 다른 한편으로 보다 성공적으로 내적 자연을 통제한 사람들에 의해 지배받는다.
이와 같이 억압받는 대중의 내적 자연이 억압의 주체인 도구적 이성에 대해 품은 원한 감정은 폭동의 잠재력이 된다.
일반적으로 원한 감정은 그것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 파괴 욕구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원한 감정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의 내적 자연을 억압하듯 타인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폭동을 일으킨다.
호르크하이머는 이를 '자연 폭동'이라고 부른다.
자연 폭동의 방향은 정해져 있지 않다.
파괴적 공격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할 수도 있고 처음 본 사람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파괴의 대상은 이처럼 언제나 대체 가능하지만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호르크하이머는 여기서 현대의 파시즘이, 대중이 품고 있는 자연 폭동의 잠재력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에 따르면 현대적 파시즘은 내·외적 자연을 억압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체제에 자연 폭동의 잠재력을 포섭함으로써 보다 철저하게 대중을 착취한다.
예를 들어 나치는 도구적 이성에 의해 희생된 대중들이 가진, 이성에 대한 원한 감정을 유대인을 향한 자연 폭동으로 이끌어 낸 것이다.
그러나 자연 폭동은 억압된 자연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압을 영속시키는 데 기여했다.
도구적 이성의 전면화에 대항하는 자연적 인간들의 야만적 폭동은 표면적으로는 이성을 비하하고 자연을 순수한 생명력으로 추앙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성의 도구화를 촉진하였으며 내적 자연을 잔혹한 폭력의 주체로 발전시켰다.
이런 맥락에서 호르크하이머는 반이성적 자연 폭동은 도구적 이성의 지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본다.
이성을 거부하는 자연 폭동은 자연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족쇄를 채우는 데 이용될 뿐이기 때문이다.
족쇄에서 벗어나려면 반이성적 자연 폭동에 의하지 않고, 겉으로 보기에 자연의 대립물인 이성이 먼저 비판적 사유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위 글의 '자아', '이성', '자연'에 대한 이해로 옳은 것은?
① 외적 자연은 추상적 이성과 자아를 가지고 있다.
② 나에게 다른 사람은 외적 자연이면서 인간적 자연이다.
③ 나는 자아가 없는 내적 자연으로서 기계적으로 살아간다.
④ 과거에 자연이었던 것이 이제는 자연이 아니며 자아도 아니다.
⑤ 내적 자연이 자아를 지배한다면, 외적 자연은 이성을 억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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