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해설
2014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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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대부분의 서구 열강 식민지들이 독립한 20세기 중반 이후, 빈곤에 대한 국제적 개입은 주로 '개발'이라는 패러다임하에 진행되어 왔다.
식민본국과 식민지의 관계가 선진국과 저개발국의 관계로 재편되면서, 전자가 개발 원조를 통해 후자를 돕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던 것이다.
그러나 냉전 체제가 종식되고 시장의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빈곤에 대한 대응 역시 '글로벌'화하고 있다.
빈곤에 대한 개입은 정부 차원을 넘어 다국적 기업, 국제 기구, NGO와 대학, 종교 단체가 참여하는 전 지구적 교류의 장이 되었고, 그 목표도 세계 각지의 빈곤을 개선하려는 전 지구적 프로젝트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국제적 모금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빈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글로벌'화하고 있다.
빈곤에 대한 전 지구적 대응은 규모의 확대 혹은 활동 주체의 다양성을 놓고 볼 때 정부 차원에 치우친 기존 방식보다 진일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개입 방식에도 받는 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억압적 증여 관계를 낳는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주는 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일방적 증여 관계에서 과연 양자 간의 수평적 연대가 가능한가? 되갚을 능력 없이 일방적 증여 관계에 편입된 '받는 자'가 갖게 되는 부담감과 무력감은 빈곤 퇴치 활동의 주 무대가 된 저개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쉽게 발견된다.
문제는 이러한 고충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민들은 비대칭적 증여 관계를 단절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당장의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민들이 대규모 원조를 단번에 뿌리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한편 비대칭적 증여 관계를 단절할 수 없는 것은 빈곤에 대한 개입을 구체적으로 담당하는 실무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빈곤에 대한 개입의 빈도와 규모가 커지면서 복잡한 실무 과정을 담당하는 이들의 역할이 교류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 되었으며, 이는 '빈곤 산업'(poverty industry)을 대두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문제는 빈곤 산업이 그 종사자들의 생활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주고, 마치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양상을 띠게 되었다는 점이다.
애초의 빈민 구제라는 순수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립되었던 국제적 네트워크나 조직 등이 그 자체의 유지나 확장을 위해 빈민 구제를 내세우는 본말 전도의 형국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이미 '주는' 역할이 직업이 된 '빈곤 산업'의 실무자가 거대한 '빈곤 산업'의 그물을 스스로 잘라내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은 빈곤 개입의 문제에 대한 학계와 정부 기관, 민간 단체의 비판은 '빈곤 산업'의 무분별한 확대보다는 '받는 자'의 '원조 의존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잘 보여 주는 것이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둘러싼 최근의 논의들이다.
이러한 논의들은 서구 사회가 지난 50년 동안 2조 3천억 달러의 해외 원조를 제공하고도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
스스로 사회경제적, 정치적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빈곤을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빈곤 지역을 선별하여 원조하거나 좀 더 효율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각 빈곤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걸맞은 원조 방식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원조 방식은 흔한 비유대로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빈곤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외부 원조의 역할을 부수적인 것으로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에 앞서 '주는 자'가 주도하는 '빈곤 산업'의 무분별한 확대를 가져온 구조적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빈민들이 잡을 물고기가 과연 남아 있기나 한가? 자기 어장을 뺏긴 사람들에게 낚싯대를 쥐어 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의문은 '주는 자'와 '받는 자'라는 일방적 증여 관계가 고착된 전 지구적 차원의 정치경제적 구조와 국제정치적 편제 구조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문제 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빈곤 산업'은 빈민들이 끊임없이 양산되는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은폐하거나 고착한다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보여 준다.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오늘날 매체의 발달에 따라 빈곤에 대한 대응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② 전지구화에 따라 빈곤에 대한 국제적 대응의 규모는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③ 식민본국과 식민지의 관계는 개발 원조에서 '주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로 이어졌다.
④ '임파워먼트'에 대한 논의는 원조 의존성의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⑤ 빈곤에 대한 개입이 다각화되면서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비대칭적 증여 관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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