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해설
2013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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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조선 성종 연간, 안정형의 아내 김 씨의 사내종 금동과 계집종 노덕은 김 씨의 옷을 훔치고 중 각돈의 옷을 가져온 뒤, 간통 현장에서 얻은 것이라며 추잡한 소문을 내었다.
이 과정에서 김 씨의 사내종 끝동이 금동의 말을 듣고 김 씨의 옷을 김 씨의 사내종 막동에게 전하여 맡아 두도록 하였다.
이 사건은 안정형의 사촌 형수인 간아가 김 씨를 내쫓고 싶어 꾸민 일이었고, 결국 무고로 밝혀졌다.
노비가 상전을 모해(謀害)한 데 대한 규정은 명률(明律)에 있다.
의금부에서는 노비들에 대하여 명률에 있는 다음 두 조문의 적용을 따져 보았다.
ㅇ 모반(謀叛 : 본국을 배반하고 타국을 몰래 따르려 모의함.)의 경우 공모자는 주범과 종범을 가리지 않고 모두 참형에 처하며, 알면서 자수하지 않는 자는 장 100, 유 3,000리에 처한다.
ㅇ 모반대역(謀反 : 사직을 위태롭게 하려 모의함. 大逆 : 종묘, 왕릉, 궁궐을 훼손하려 모의함.)의 경우 공모자는 주범과 종범을 가리지 않고 모두 능지처사하며, 실정을 알면서 고의로 숨겨 준 자는 참형에 치한다.
의금부는 결국 간아는 장 100, 유 3,000리, 금동과 노덕은 참형, 막동과 끝동은 장 100, 유 3,000리로 처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계본을 올렸다.
그런데 막동과 끝동의 형량에 대해서는 큰 논의가 있었다.
이를 『조선왕조실록』의 기사에서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성종 8년 12월 23일]
동부승지 이경동이 의금부의 계본을 가지고 와서 아뢰었다.
"종 끝동이 금동의 말을 듣고 실정을 알면서도 상전과 각돈의 의복을 막동에게 가져다 준 죄와 종 막동도 또한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맡아 둔 죄는 형이 장 100, 유 3,000리에 해당합니다."
임금이 좌우에 "어떠한가?" 하고 물었다.
영의정 정창순이 대답하기를 "막동과 끝동이 필시 그 모의를 알았으니 그 죄도 사형에 해당합니다." 하자, 임금은 "그렇지."라고 말하였다.
이경동이 아뢰었다.
"모반(謀叛)이더라도 그 모의에 참여한 게 아니면 죽이지는 않습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그 말은 본국을 배반하고 타국을 몰래 따르려 했다는 것이지, 사직을 위태롭게 하려 한 죄가 아니라는 게로구나. 사직을 뒤흔들려는 모의가 있고 그것을 아는 자가 있다면, 모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죽이지 못할 게 뭐 있겠는가? 막동들이 상전을 모해한 일은 이와 무엇이 다른가?"
좌찬찬 임원준과 지평 강거효도 "막동과 끝동이 그 죄에 참여하여 알았으니 죽어야 마땅한 일입니다."라고 호응하였다.
형조 참의 이맹현이 아뢰었다.
"율문에서는 모의에 참여한 경우에는 죽이고 그 모의를 안 경우에는 장을 쳐 유배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모의에 참여한 경우'란 처음부터 그 모의에 참여한 것을 말하고, '그 모의를 안 경우'란 뒤에 그 모의를 알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형률상 사형에 이르지 않으니 죽이는 것은 아직 안 됩니다.
다시 국문하여 죄를 정하옵소서."
임금은 "막동과 끝동이 사형인 데에는 의심이 없지만, 공경들과
더불어 널리 의논해 보자."라고 말하였다.
[성종 8년 12월 24일]
임금이 여러 정승과 육조의 당상을 불러들였다.
대간(臺諫)에서 간아와 관련된 자들은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자, 임금이 말하였다.
"사형의 죄는 지극히 중대한 것이기 때문에 경들과 더불어 의논하고자 하니 말들 해 보라."
달성군 서거정이 아뢰었다.
"막동은 안정형 집의 늙은 종으로 옷을 맡아 주었고, 끝동은 금동의 말에 따라 옷을 받아다 주었으니, 모두 사정을 아는 이들입니다.
지금 '알면서 자수하지 않은' 데 해당하는 율을 적용하려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 종들은 '실정을 알면서 숨겨 준 죄'로써 죽여야 마땅합니다."
영돈녕부사 노사신이 아뢰었다.
"끝동은 나이 어리고 어리석으니 그 주인의 의복을 가지고 왕래하였다 한들 저가 어찌 그 주인을 모해하려는 것인 줄 알았겠습니까? 죽여서는 안 됩니다."
서거정이 맞섰다.
"나라의 난신과 집안의 역노(逆奴)는 마찬가지입니다.
끝동이 이미 주인을 해치는 데 간여하였는데 죽인들 뭐가 해롭겠습니까?"
이승소가 아뢰었다.
"죄가 의심스러우면 가벼운 쪽으로 정해야 합니다.
끝동은 모르는 놈입니다.
어찌 그렇게까지 죄를 정할 수 있겠습니까?"
많은 신료들의 의견이 서거정을 따랐다.
임금이 말하였다.
"죽여야 할 것을 죽이지 않는 일도 옳지 못하고, 죽이지 않을 것을 죽이는 일도 옳지 못하다.
막동과 끝동은 사형에 처하는 것이 매우 법에 합당하다.
막동과 끝동은 적용 조문을 바꾸도록 하고, 나머지는 올린 대로 시행하라."
의금부가 적용 조문을 바꾸어 막동과 끝동을 참형의 율로 처결하도록 아뢰니 그대로 윤허하였다.
위 글에서의 법 적용과 관련된 내용으로 맞지 않는 것은?
① 간아는 김 씨와 노주(奴主) 관계가 아니어서 간아에 대하여 모반(謀叛)이나 모반대역은 적용되지 않는다.
② 금동과 노덕에 대하여는 의금부에서 올린 대로 결정되었으므로, 이들의 죄는 모반(謀叛)으로 판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③ 막동의 죄를 모반(謀叛)이라 보는 쪽은 막동이 김 씨를 해하려 했다는 것보다는 간아와 내통했다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④ 끝동의 죄를 모반대역이라 보는 쪽은 끝동이 모해의 실정을 알았다면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⑤ 막동과 끝동의 행위가 모해를 공모한 것으로 판정된 까닭에 의금부는 적용 조문을 바꾸어 사형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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