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해설
2011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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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과연 선생님이셨군요." 공수반은 반갑게 말하면서 그를 방으로 들게 했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여전히 바쁘시지요?"
"그렇소. 언제나 그렇지요……."
"그런데 선생님, 이렇게 먼 길을 찾아오셨는데 무슨 가르침이라도 있으신지요?"
"북쪽에서 어떤 사람이 나를 모욕했습니다.
당신에게 그를 죽여 달라고 부탁하려고……." 묵자는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공수반은 불쾌했다.
"당신에게 열 냥을 드리겠습니다!" 묵자가 계속해서 말했다.
이 말에 그는 정말로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떨구고는 냉랭하게 대답했다.
"나는 의로운지라 사람을 죽이지 않습니다!"
"그것 참 훌륭하군요!" 묵자는 아주 감동해서 벌떡 일어나 두 번 절하고 나서 다시 매우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그런데 제가 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북쪽에서 당신이 운제(雲梯)를 만들어 송나라를 치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송나라가 무슨 잘못이라도 있습니까? 초나라에는 남아도는 것이 땅이고 모자란 것이 사람입니다.
모자라는 사람을 죽이고 남아도는 땅을 싸워서 빼앗는 것은 지혜롭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 송나라에 죄가 없는데도 치려고 하는 것은 어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알고 있으면서도 간하지 않는 것은 충성스럽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싸움을 하여 얻는 것이 없으면 이를 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의롭기에 한 사람도 죽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을 죽이려 하는 것은 분별력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건……." 하고 공수반이 생각하더니, 이어 말했다.
"선생님 말씀이 옳습니다."
"그렇다면 그만둘 수 없겠습니까?"
"그건 안 됩니다.
나는 이미 왕께 고했습니다." 공수반은 한탄하면서 말했다.
"그러면 제가 왕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중략)
묵자는 송나라에 대한 공격을 멈추게 한 후, 원래는 즉시 노나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공수반이 그에게 빌려 준 옷을 돌려주어야만 했기 때문에 다시 그의 집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때는 이미 오후여서 주인과 손님은 다 같이 배고픔을 느꼈다.
주인은 당연히 그를 만류하여 점심을 먹고 가도록 하였다.
또 이미 저녁 때가 다 되어 그에게 하룻밤을 묵고 가라고 권했다.
"아무래도 오늘 떠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년에 내 책을 가지고 와서 다시 초왕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묵자는 말했다.
"당신은 역시 의를 행할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닌지요? 몸과 마음을 괴롭혀 가며 위급한 일을 구제하는 것은 천한 사람들이 할 일이지, 대인들이 취할 일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그는 군왕입니다.
동향 친구여!" 공수반이 말했다.
"그건 그렇지 않아요.
비단이나 삼베, 쌀, 조 등은 모두 천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대인들에게도 모두 필요한 것이오. 하물며 의를 행하는 데 있어서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묵자가 말했다.
"그것도 옳습니다.
내가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송나라를 취하려고 생각했는데, 당신을 만나고 나니 설사 송나라를 그냥 준다고 해도 의롭지 못한 일이라면 나 또한 싫소……." 공수반이 유쾌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정말로 당신에게 송나라를 드리겠소. 당신이 언제나 의만 행하신다면 나는 또 당신께 천하를 드리겠소." 묵자도 유쾌하게 말했다.
주객이 담소하는 사이에 음식이 준비되었다.
생선과 고기, 술도 있었다.
묵자는 술도 마시지 않고 생선도 먹지 않으며 고기만 약간 먹었다.
공수반 혼자서 술을 마시다가 손님이 수저를 많이 놀리지 않는 것을 보고 매우 미안해서 그에게 고추를 권하는 수밖에 없었다.
"드세요, 드세요!" 그는 양념장과 커다란 전병을 가리키며 간절하게 말했다.
"드셔 보세요.
나쁘지 않습니다.
대파가 우리 고향 것처럼 굵고 좋지는 못하지만……."
공수반은 술을 몇 잔 마시고 나자 더욱 유쾌해졌다.
"내게 배 싸움 하는 데 쓰는 구거(鉤拒)라는 무기가 있는데, 당신의 의(義)에도 구거가 있습니까?" 하고 그는 물었다.
"내 의의 구거는 당신의 배 싸움의 구거보다 더 훌륭합니다.
나는 사랑으로써 구(鉤)를 삼고, 공손한 것으로써 거(拒)를 삼고 있습니다.
사랑으로써 구를 삼지 않으면 서로 친해질 수 없으며, 공손한 것으로써 거를 삼지 않으면 교활해집니다.
서로 친하지 않고 교활해지면 곧 흩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공경하게 되면 서로에게 똑같이 이익이 됩니다.
지금 당신이 구로써 다른 사람을 낚아챈다면 다른 사람도 구로써 당신을 낚아챌 것이며, 당신이 거로써 다른 사람을 막는다면 다른 사람도 거로써 당신을 막을 것입니다.
서로가 낚아채고 서로가 막는다면, 서로에게 똑같이 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의의 구거는 당신의 배 싸움의 구거보다 훌륭합니다." 묵자는 결연히 대답했다.
"그러나 동향 친구여, 당신이 의를 행하면, 정말로 나의 밥그릇을 거의 부숴 버리는 것이 됩니다!"
공수반은 말문이 막히자 말을 바꾸었다.
아마도 약간의 술기운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사실 그는 술을 마실 줄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송나라의 모든 밥그릇을 부숴 버리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그러면 나는 앞으로는 장난감이나 만드는 수밖에 없겠군요.
동향 친구여, 잠깐만 기다리세요.
당신에게 장난감을 보여 드리겠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벌떡 일어나 뒷방 쪽으로 가더니 상자를 뒤지는 듯했다.
잠시 후 다시 나왔는데, 손에는 나무토막과 대나무로 만든 까치 한 마리를 들고 있었다.
그것을 묵자에게 건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번 날리기만 하면 사흘은 날 수 있어요.
이것 또한 매우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지요."
"그러나 목수가 수레바퀴를 만드는 것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묵자가 그것을 보고 나서 자리에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목수는 세 치짜리 나무토막을 깎아서 오십 석의 무게를 실을
며, 사람에게 이롭지 못한 것은 바로 졸렬하고 나쁜 것입니다."
"아, 잊고 있었습니다." 공수반은 또 말문이 막혔다.
이번에야 비로소 술이 깨었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주장인 것을 일찍 알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당신도 변함없이 의를 행하시라는 것입니다." 묵자가 그의 눈을 보며 간절히 말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의 물건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천하까지도 당신의 것이 될 것입니다.
정말 오랫동안 폐를 끼쳤습니다.
우리 내년에 다시 만납시다."
묵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작은 보따리를 집어 들고 주인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공수반은 그가 머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를 가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를 대문까지 전송하고 나서 방으로 돌아와 잠시 생각하고는 곧 운제의 모형과 나무 까치를 모두 뒷방의 상자 속에 집어넣었다.
묵자는 돌아가는 길은 천천히 걸었다.
첫째는 힘이 달렸고, 둘째는 다리가 아팠으며, 셋째는 식량이 이미 다 떨어져서 배고픔을 면하기 어려웠고, 넷째는 일이 이미 해결되었으므로 올 때처럼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올 때보다 더욱 운이 나빴다.
송나라의 국경에 들어서자마자 두 번이나 검문을 당했고, 도성 가까이에 이르러서는 또 의연금을 모집하는 구국대를 만나 남은 보따리를 빼앗겨 버렸다.
남쪽 관문 밖에 이르러서는 또 큰비를 만나 성문 아래에서 비를 피하려다가 창을 든 두 명의 순찰병에게 쫓겨나서 온몸이 흠뻑 젖었다.
이때부터 코가 열흘 이상이나 막혔다.
− 루쉰,「비공(非攻)」−
'공수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묵자'를 공경하는 태도로 대하면서도 '묵자'의 체류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까 경계하였다.
② 이상적 평등주의보다는 천한 백성과 대인의 일을 구분하는 신분 의식을 지니고 있다.
③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면서도 전쟁에서의 살상을 심각한 문제로 고려하지 않았다.
④ 나라를 위해 무기를 만들고 있지만 다른 물건의 제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⑤ '묵자'의 주장에 수긍하면서도 현실 정치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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