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해설
2011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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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587년 프랑스의 한 마을 주민들이 포도 농사를 망친 곤충 바구미 떼를 인근 교회 법원에 고소했다.
㉠ 주민의 변호인은 성서를 인용하여,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권리를 가지며 자연의 유일한 존재 이유는 인간에게 봉사하고 복종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원에 의해 선임된 ㉡ 바구미의 변호인은 신은 동물에게 번식과 생존을 명했으며 바구미는 자연법이 인정하는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결국 주민들은 바구미의 권리를 인정하되 대체 서식지를 증여하는 계약을 바구미와 체결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이런 식으로 동물이 교회 권력 혹은 국왕이나 영주 등의 세속 권력에 의해 재판을 받는 일이 있었다.
세속 재판에 회부된 동물 피고는 주로 사람을 죽인 가축들이었다.
돼지가 가장 흔했고, 소, 말, 개도 법정에 섰다.
교회 재판에서는 인간에게 해를 끼친 작은 동물이나 곤충들이 피고가 되었다.
재판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소송 절차를 엄수하였다.
유죄가 증명되면 세속 법원은 관습법에 따라 사형을, 교회 법원은 교회법에 근거하여 저주와 파문을 선고했다.
동물 재판 관행은 13세기부터 본격화되어 16세기에 정점에 이르렀다.
이 시기 유럽에서는 고대 로마법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속과 교회에서 법학이 발전하는 등, 근대법을 위한 기반이 다져지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관행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을까? 혹자는 이 물음의 답을 동물과의 충돌이 빈번할 수밖에 없는 생활 조건과 동물을 의인화하는 민중 문화에서 찾기도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당시 성·속의 엘리트들이 이 관행을 이론적·실무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동물 재판은 13세기 이후 공권력의 역할과 권한이 강화된 새로운 재판 제도하에서 이루어졌다.
중세 초기의 재판 제도는 사실상 개인들의 자력 구제를 재판의 형식에 집어넣은 수준에 불과했다.
민사와 형사 재판의 구별도 모호했고, 공적인 형벌 제도도 없었다.
이에 반해 새로운 재판 제도에서는 합리적인 소송 규칙에 따라 법원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공권력이 동물을 상대로 한 소송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동물 재판을 옹호한 엘리트들은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서에 나오는 뱀에 대한 저주의 사례라든가 사람을 들이받아 죽인 소를 돌로 쳐 죽이게 한 모세의 율법 등을 원용하였다.
그것들은 세속 법원과 교회 법원의 동물 재판 관행에 대한 법리적 비판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전거들이었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인간을 정점에 둔 위계적 질서 속에서 신이 부여한 본성에 따라 살아간다고 보는 기독교적 자연법론도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우주의 법질서는 신의 섭리로 간주되는 영원법, 그것을 인간 이성으로 파악한 보편타당하고 불변적인 자연법, 그리고 인간이 정한 인정법으로 구성된다.
인간과 자연은 자연법에 구속되며, 자연법에 반하는 인정법은 법적 효력이 없다.
이러한 이론에 근거하여 앞의 바구미 사건에서와 같은 논쟁도 가능했고, 동물이 사물의 자연적 질서를 위반하면 법죄로 보아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도 성립하였다.
엘리트들의 관점에서 동물 재판은 동물을 영원법과 자연법에 복종시키기 위한 엄숙한 절차였다.
그들은 동물 재판을 통해 자신들의 법과 정의의 개념을 인간 사회뿐만 아니라 자연계에까지 적용하고자 했다.
그런 의미에서 동물 재판은 13세기 이후 등장한 인간 중심적 법 개념에 의한 자연의 영유(領有)를 보여 준다.
이렇게 해서 동물 재판은 엘리트들의 보증하에 민중 문화와 상호 작용하며 현대인의 눈에 기괴하게 보이는 광경을 연출하였던 것이다.
┌
│ 그 시대에 동물 재판이 가졌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판이 가진 문화적 퍼포먼스로서의 기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돼지가 아이를 물어 죽이고 수탉이 달걀을 낳는 사태
│앞에서 동물 재판은 판결에 이르는 법적 절차를 통해 사태
[A]를 설명하는 서사를 구성하고 '본성을 벗어난' 동물을 처벌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을 극복하고 평상으로 돌아
│갈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그들의 세계와
│질서가 안전하며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보기>는 어떤 소송에서의 원고의 주장과 법원의 판결을 요약한 것이다.
<보기>의 (가), (나)와 위 글의 ㉠, ㉡의 주장을 비교하여 서술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가) 원고의 주장
자연과 인간은 하나이고 인간은 자연에 대해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
자연물의 고유한 가치를 자연의 권리로 인정하면, 환경 분쟁에서 유효적절하게 기능할 것이다.
현행법이 자연인이 아닌 법인에 법인격을 부여하고 있듯이 자연물에 대해 법적 주체성을 인정하는 법해석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
현행법하에서 도롱뇽은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나) 법원의 판결
자연의 권리 및 자연물의 당사자 능력을 인정하는 성문 법률도 없고 그러한 관습법이 통용되고 있지도 않는 이상, 현행법하에서 도롱뇽은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없다.
①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위를 보는 (가)의 관점에 대해서 ㉠은 동의할 것이다.
② 동물이 권리의 주체가 되려면 법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점에서 (가)와 ㉡의 입장은 일치한다.
③ (나)가 언급하는 법에 대해서 ㉠은 자신이 근거로 삼은 법이 상위의 것이라고 볼 것이다.
④ 모든 권리가 인정법에 근거하는가에 대해서 (나)와 ㉡의 입장은 일치한다.
⑤ (가)와 (나)의 논의에 등장하는 자연의 권리라는 주제에 대해 ㉠과 ㉡은 그것을 신의 섭리 밖의 문제라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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