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해설
2011년 LEET 언어이해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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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일반적으로 철학적 근대는 감성의 영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이성적 자아를 정초한 데카르트에서 출발하여, 주체뿐 아니라 객체의 세계까지도 선험적 이성의 현상태로 규정한 독일 관념론에 이르러 완결된다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시작과 끝만 보고 이 시대 전체를 이성지상주의의 단선적 질주로 일반화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왜냐하면 근대 철학의 진행 과정에는 이성의 독주에 맞서 감성에 적극적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 다양한 사조들 역시 유의미한 반대 노선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철학적 근대는 어떤 곡절을 거쳤기에 그러한 귀결에 이르렀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는 데 하나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신화학'이라는 사상 운동이다.
그중 1913년에 발견된 후, 후일 「독일 관념론의 가장 오래된 체계 강령」(이하 「강령」)으로 명명된 18세기 말의 작자 미확정 텍스트는 단연 흥미를 끈다.
왜냐하면 이성지상주의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것이 독일 관념론인데, 그 사조의 출발점에 위치하는 이 글에서는 오히려 사뭇 다른 입장이 개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글에서 강하게 감지되는 ㉠ 실러의 정치 미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아름다운 세계여,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다시 오라!"라고 외치는 실러처럼 「강령」의 저자도 고대 그리스에 견줄 수 있는 충만한 미적 차원의 문화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실러의 이러한 생각은 일차적으로는 공포 정치로 극단화된 프랑스 혁명과 인간의 소외가 만연한 시민 사회에 대한 실망에서 나왔으며, 근본적으로는 혁명의 사상적 모태인 계몽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에서 비롯된다.
그가 보기에, 계몽주의는 추상적 지성의 계몽에만 경도되어 인간의 소중한 정신 능력들의 조화를 파괴했기 때문에 혁명의 과격화는 필연적이다.
반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유기적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는 그들의 심성이 감성과 이성의 조화로운 미분리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실러는 현실 정치 영역에서 참된 인륜적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적 차원의 문화 건설이 선행 조건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따라 인간 심성 자체의 미적 교육, 즉 감성적 충동과 이성적 충동을 화해시키는 '유희 충동'의 계발을 구체적인 전략으로 제시한다.
㉡ 「강령」의 저자는 이러한 정치 미학적 노선을 발전시켜 새로운 신화학이라는 모델을 제안한다.
'새로운'이라는 표현이 시사하듯, 그가 지향하는 이상은 계몽을 원천 무효화하는 신화학이 아니라 이성과 감성의 화해, 즉 신화학을 통해 참된 모습으로 변용된 계몽이다.
실러가 소망하는 아름다운 세계의 재림처럼 그가 지향하는 신화학 역시 계몽의 미적 고양을 핵심으로 한다.
더 나아가 「강령」의 저자는 이러한 노선을 무정부주의적 방향으로까지 극단화하여, 신화학이라는 미적 차원의 문화를 참된 현실 정치의 선행 조건으로서가 아니라, 아예 국가의 종식을 통해 이르러야 할 궁극적인 목표 지점으로 구상한다.
그러나 이렇게 미적 절대주의로까지 극단화된 노선에서 출발한 독일 관념론은 이후 사상가들이 다다른 ⓐ 그 최종판에서는 근대 초기보다도 훨씬 강화된 이성지상주의로 전환된다.
이러한 전환은
과거의 신화적 세계와 당대의 국가적 삶의 양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서 비롯된다.
즉 근대의 정치적 양상이 이제는 상실이 아니라 획득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일견 아름다워 보이는 고대에서는 오히려 절대 소수의 이익을 위한 절대 다수의 억압이 자행되었고, 시민 사회를 거쳐 형성된 근대의 입헌적 질서에서는 다수의, 나아가 만인의 보편적 자유가 구현된다.
이러한 정치적 입장의 근저에는 세계의 전체 과정이 자유로운 이성의 자기실현 과정에 속한다는 형이상학이 작용하고 있다.
즉 역사란 태초의 근원적 원리인 선험적 이성이 현상계에서 실현되는 거대한 과정에 포함되는 하나의 하위 범주이기 때문에, 감성이 지배하는 신화적 세계가 지양되고 이성이 지배하는 시민 사회와 국가 체제가 출현하는 것은 정당하고도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신화와 같이 미적 차원에 속하는 것은 정신사의 미발전된 초기에만 인간 심성을 도야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으며, 이성의 전진을 통해 도달한 시대에 다시 미적 이상향을 꿈꾸는 것은 계몽을 고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성의 실현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과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은 현실 정치를 위한 미적 교육을, ㉡은 무정부주의적 신화학을
모색한다.
② ㉠은 독일 관념론을 위한, ㉡은 계몽주의를 위한 철학적 기초를
마련한다.
③ ㉠은 계몽주의의 지속적 완성을, ㉡은 계몽주의의 근본적 청산을
지향한다.
④ ㉠과 ㉡은 모두 미적 차원의 문화 건설을 노선의 궁극적 목표로
설정한다.
⑤ ㉠과 ㉡은 모두 미적 절대주의를 통해 참된 인륜적 공동체의
건설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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