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해설
2008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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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 이어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고대와 중세의 서양사상은 인간을 철저하게 '간주관적'(間主觀的, intersubjective)인 존재로 파악하였다.
여기서 간주관적이란 인간을 규정하는 데 있어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타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맥락에서 접근하였다는 뜻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들은 인간을 폴리스(polis) 속에서 생활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인간은 공동체 내에서 살아갈 때 비로소 인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이라고 한 것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사상은 이상적인 폴리스를 건설하고 살아갈 수 있는 인간들이 필요로 하는 도덕과 정치의 문제를 논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기독교가 전파된 중세에 들어오면서 사상가들은 인간의 존재를 신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면서 신의 대리인인 교회라는 공동체의 형성과 유지, 특히 세속적인 군주와의 관계 정립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 같은 사상가들은 각기 나름대로 세속적인 국가의 질서와 신의 나라의 질서의 관계를 탐구하고 정립한 사상가들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철저하게 공동체적인 존재로 규정하였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경우에도 세속적인 국가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오직 '신국'(Civitas Dei)만이 참된 정의와 진리가 가능한 세계라고 주장하였지만, 그 어느 순간에도 인간을 신, 그리고 신이 창조한 우주의 질서, 그러한 질서의 현세적인 반영인 교회 공동체와 구분된 별개의 존재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근대사상은 고대와 중세의 '공동체주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거부하는 '개인주의'를 태동시켰다.
고대와 중세의 사상가들이 인간을 공동체의 일부로서 또는 간주관적인 존재로서 규정해 왔음에 반해 근대 사상가들은 인간을 개인의 차원에서 자체만의 존재성과 고유한 특성을 갖추고 있는 개체로 규정하기 시작하였다.
근대사상은 인간을 설명하고 묘사하는데 더 이상 가족이나 교회, 사회 또는 국가 등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가 아닌 인간 '자체'만으로서의 논리를 개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루터나 칼뱅과 같은 종교사상가들은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는 것이 결코 교회가 규정하는 성경의 해석을 따라서 또는 교회라는 제도를 거쳐서 가능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총'(grace)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종교혁명을 일으켰다.
이들은 성경의 해석도 공식적인 언어인 라틴어만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 언어를 통하여 그 참다운 뜻을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중세 천년을 통하여 서구인들을 지배해 온 교회라는 절대적인 공동체로부터 개인을 분리시켰다.
물론 그들은 인간과 신의 관계의 긴밀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교회를 부정하였다.
그러나 근대로 들어오면서 교회라는 공동체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 '개인'은 점차 신의 존재로부터도 유리되면서 '절대 개인'(absolute individual)으로 남게 되었다.
이처럼 개인과 신을 분리시키고 '세속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 바로 데카르트이다.
데카르트는 공동체와는 무관하게 규정되는 개체로서의 인간의 전형을 제시해 주었다.
그는 지식의 근원을 하나님, 성경, 교회, 전통, 역사, 관습 등에서 찾던 종래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내부에서 찾고자 하였다.
그리고 인간 내부의 앎의 근원을 인간의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코
기토'(cogito), 즉 사고 또는 의식(consciousness)에서 찾았다.
이 과정에서 데카르트는 세상을 사고하는 '주체'와 이 주체가 인식하는 외부세계인 '객체'로 나누었다.
여기서 주체는 외부의 세계와는 아무런 선험적인 연관성을 갖지 않는 독자적이고 자족적인 존재로 규정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근대의 철학은 이 주체가 어떻게 외부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푸는 하나의 일관된 문제의식 하에서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① 그러므로 주체와 객체를 가르는 기본적인 이분법의 사고방식,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의 정확한 표상으로서의 인식에 대한 개념, 인간 이성은 그 자체로 편견, 선입견, 전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자신감, 우선 인식의 확고한 토대를 확보하고 그 위에 보편과학의 건물을 세울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의 이상, 자기반성의 힘에 의해 역사적 문맥과 지평을 초월할 수 있고 있는 그대로의 물자체를 인식할 수 있다는 믿음 등이 데카르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비판의 개념들이다.
② 그러므로 우리는 흔히 근대사상이 형이상학을 극복하였다고 말한다.
특히 근대사상의 총아인 자연과학을 형이상학과는 극단적으로 상치되는 사상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과학사상을 포함한 근대사상은 결코 형이상학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③ 이렇게 설정된 인식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근대철학자들은 데카르트가 모든 공동체와 신과는 무관하게 설정될 수 있다고 규정한 '주체'의 모습을 보다 다양하게 묘사하기 시작하였다.
즉 데카르트가 사고 또는 의식으로 규정한 '주체'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해 나가면서 '살'을 붙여나가기 시작하였다.
④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지식, 주관이 전혀 개입되지 않고 완벽하게 가치중립적인 지식의 추구는 '주관적인 견해'(doxa)를 비판하면서 불변의 이데아 차원의 앎을 설파하였던 플라톤이나, 죄악에 빠진 사람들의 지식을 거부하고 불변의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추구하라고 부르짖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지식관과 동일하다.
⑤ 그리고 이러한 객관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데에 데카르트가 필수적인 방법으로 생각한 것은 수학과 기하학이다.
즉 절대적인 지식에의 희구는 데카르트에게도 수학과 기하학적 지식을 진리에 가장 근접하는 앎으로 간주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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