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해설
2017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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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 대한 추론으로 옳지 않은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A는 우주가 우주공간을 무작위하게 움직이는 무수한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원자들은 햇빛 아래에서 떠다니는 먼지처럼 충돌하고, 서로 들러붙고, 복잡한 구조를 이루기도 하며 다시 부분으로 깨지기도 하면서 생성과 파괴의 부단한 과정을 끊임없이 되풀이한다.
이 과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는 없다.
당신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무수한 별들의 아름다움에 경탄하고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때, 당신은 신들의 작품을 보고 있거나 잠시 머무는 이 덧없는 세계와는 동떨어진 다른 반쪽이는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당신 자신도 그 일부이며 당신을 구성하고 있는 것과 꼭 같은 원소들로 만들어진 물질계(material world)이다.
여기에는 종합적인 계획도, 신성한 조물주도, 지적인 설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속한 종을 포함한 사물은 유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화해온 것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의 경우에는 자연선택의 법칙을 따르지만, 기본적으로 진화는 무작위적이다.
다시 말해서 일정 기간만이라도 우연히 살아남아 번식하는 데에 성공한 종은 버티고 그렇지 못한 종은 금세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종(植)으로서의 우리 인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행성, 그 위로 매일 타오르는 태양도–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다.
영원불멸한 것은 오직 원자뿐이다.
A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 우주에서 지구와 그 거주민이 우주의 중심을 점하고 있다고 믿을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마찬가지로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인간이 신에게 눈물을 바치거나 신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불가능하고 종교적 광신이 들어설 여지도 없다.
금욕적인 자기부인(自己否認)은 불필요하고, 전지전능한 힘이나 완벽한 구원에 대한 환상은 근거가 없다.
정복욕이나 자기 과시욕도 불합리하다.
그 어떤 것도 자연에 맞서 이길 수 없으며 생성과 파괴, 그리고 재생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순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안전에 대한 거짓 환상을 팔거나 죽음에 대한 비논리적인 공포를 선동하는 자들에게 분노하는 한편, A는 일종의 해방감과 함께 이전에는 너무나 위협적으로 보였던 것을 직시할 수 있는 힘을 사람들에게 제공했다.
A는 인류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죽음을 극복하고 우리 자신도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도 덧없는 것임을 인정하면서 세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라고 썼다.
A의 시가 유래한 철학적 전통은 신이나 국가에 대한 숭배와는 병립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니 고대 지중해 세계의 관용적인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이 철학을 불미스러운 사상으로 간주했다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이 전통의 신봉자들은 때때로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고, 불경하다거나 심지어 그저 아둔하다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중세 기독교의 성장과 함께 이들 문헌은 가차 없는 공격을 받고 희화화(戱畵化)되었으며 끝내는 불살라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가장 파괴적으로 작용했던 것은 무시되는 것,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망각되는 것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사라져가던 철학사상을 명료하게 표현한 위대한 작품 하나가 끝내 살아남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 시의 부활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약간의 자투리 글모음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간접적인 인용문을 제외하면, 풍성했던 한 철학전통에서 살아남은 모든 것이 이 한 권의 저작에 담겨있다.
이 저작이 우연한 화재와 약탈, 이단이라고 판단된 사상들의 마지막 흔적까지 모조리 말살시키려는 결정속에 결국 파괴되고 말았다면, 근대화는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
원래 이 시의 운명은 이 시에 영감을 준 다른 고대 걸작들과 함께 끝내 그리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어야 했다.
이 시가 사라지지 않고 수백 년간 죽은 듯이 잠복해 있다가 마침내 자신이 담고 있던 체제전복적인 주장을 다시 세계에 퍼뜨리기 시작한 것은 가히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작가는 기적을 믿지 않았다.
A는 그 어떤 것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대신에 그는 자신이 '일탈(swerve)'–A가 사용한 중요한 용어로서 라틴어로는 '클리나멘(clinamen)'–이라고 부른 뜻밖의 방향으로 예측이 불가능하게 전개되는 사물의 움직임은 긍정했다.
그의 시의 부활도 바로 그런 의미의 일탈이었다.
A의 시와 그 시가 담고 있는 철학은 정해진 직행 궤도–이 경우에는 종착지는 망각이었다–에서 예기치 않게 벗어났다.
1,00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 시가 다시 세상에 돌아왔을 때, 우주가 무한한 진공(眞空, void) 속에 존재하는 원자들의 충돌로 형성되었다는 작품의 내용은 터무니없게 들렸다.
그러나 처음에는 불경하고 실없는 소리로만 들렸던 주장이 이제는 근대의 세계 전체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의 기초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근대성(modernity)을 규정하는 주요 요소가 고대성(antiquity) 속에서 발견된다는 지극히 놀라운 인식내용만이 아니다.
비록 오늘날 교육과정에서 대부분 퇴출당한 그리스, 로마의 고전이 근대적 의식을 사실상 규정지었다는 사실은 재차 상기해볼 가치가 있지만 말이다.
아마도 더욱 놀라운 것은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설명되어 있는 그 과학적인 세계관–무한한 우주에서 무작위로 움직이는 원자들에 기초한 그 세계관–의 근원일 것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 세계관은 시인의 세상을 향한 경외감으로 고취되어 있다.
그 경외감은 신이나 악마, 또 사후세계에 대한 환상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다.
A의 경외감은 우리 인간이 별, 바다, 그 밖의 모든 사물과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다는 인식으로부터 솟구쳐 나온 것이었다.
<보 기>
ㄱ. 중세 기독교는 A가 표현한 철학사상을 사악한 위협으로 생각하여 그러한 부류의 작품들을 불살랐다.
ㄴ. A는 자연이 물질계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그 물질계 전체를 관류하는 자연의 법칙을 발견한 자연법 사상가이다.
ㄷ. 무한한 진공 속에 존재하는 원자들의 일탈적 충돌로 우주가 형성됐다고 믿는 A의 원자론은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볼 때 터무니없게 들리는 이야기이다.
ㄹ. A는 "이 세상의 질서와 무질서의 반복은 어떤 신성한 계획의 산물이 아니다.
신의 섭리라는 것은 환상일 뿐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물질에 내재하는 포괄적인 계획이나 지적인 설계를 겉으로 구현한 것이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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