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해설
2022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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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번호 선택
다음 글에 대한 추론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만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당신은 친구의 애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이 사실을 친구에게 이야기해 줘야 할까? 당신은 지금 큰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애인이 한눈파는 것도 모른 채 행복에 빠져 있는 친구의 환상을 깨야 할지 아니면 진실을 감춰야 할지 갈등하고 있는 당신. 친구에게 애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일 테고, 친구에게 그 사실을 숨기는 것도 불편한 일이다.
친구에게 솔직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사실 당신은 진실이 친구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할지도 알고 있다.
게다가 친구가 진실을 알고 난 뒤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알 수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좋은 의도로 그랬다는 것을 친구가 알아주길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철학자들의 조언을 구한다면, 쉬운 답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 문제를 통해 인간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 것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파고들기 때문이다.
아마 당신은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은 의심의 여지없이 나쁘고, 항상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철학에서는 이를 의무론(deontology)이라고 한다.
절대적인 도덕법칙이 있을 때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인간의 의무라는 것이다.
그 법칙을 어긴 행동은 도덕적으로 그른 것이 된다.
이런 관점으로 도덕성을 바라본 철학자 중 가장 유명한 이로 임마누엘 칸트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연의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는 준칙에 따라 행동하라는 '정언 명령'을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거짓말같이 일반적으로 그릇된 행동이라 여기는 것은 그 어떤 경우라도 예외 없이 잘못이다.
이런 흑백 이분론적 접근법은 상당히 명쾌해 보이지만, 흑과 백 사이의 회색 지대는 정말 없는 걸까? 만약 친구가 당신에게 자신의 애인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경우 솔직히 말해줄 것을 부탁했다면, 당신에게는 친구에게 진실을 말해줄 도덕적 의무가 있다.
하지만 친구가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다면, 친구에게 침묵한다 해도 사실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진실을 숨겨서는 안 된다거나 모든 사람에게 항상 모든 것을 말해야 된다는 것이 도덕법칙일 수도 있겠지만, 설마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까지 다 말해야 한다는 것일까?
이 딜레마에서 도덕법칙에 따르는 것은 보이는 것처럼 단순한 해결책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이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인 결과주의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과주의란 르네상스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윤리 철학의 기반으로, 행동의 도덕적 옳고 그름을 그 결과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관점은 특히 옳고 그름에 관한 종교적 율법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결과주의 중에서도 말할 것인가 혹은 말하지 말 것인가와 관련된 것으로 제러미 벤담의 이론을 꼽을 수 있다.
그는 특정 행동의 옳고 그름은 그것이 가져올 행복과 고통을 합산해 '공리'를 측정함으로써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구의 애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 친구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거나 혹은 침묵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그 행동이 단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행복과 고통의 양을 기준으로 삼은 다음에야 침묵과 진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친구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친구 애인의 행각에 대해 침묵하거나 심지어 '선의의 거짓말'을 해 보편적 도덕법칙을 어기면서도 스스로 정당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친구가 거짓된 삶을 사는 것을 바라보기보다 궁극적으로 친구를 위하는 마음
으로 그에게 고통스러운 진실을 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단지 결과뿐 아니라 행동의 의도와 동기를 고려한다는 점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철학에서는 이를 '덕 윤리'라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 행동의 도덕성을 달리 해석한다는 점에서는 결과주의와 유사하나, 개별 행동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행동 주체의 '덕'을 고찰한다는 것이 다르다.
덕 윤리에서는 어떤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보다는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 집중한다.
자기 자신을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혹은 타인을 위해 그랬는지, 자신의 내적 도덕성에 따른 결정인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윤리에 따르면 당신이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옳다고 믿는 행동을 한다면, 그 선택이 거짓말일지라도 또 그것이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 할지라도 당신의 행동은 도덕적이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당신의 도덕성을 보여준다.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보 기>
ㄱ. 의무론자들과 달리 덕 윤리주의자는 친구의 애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ㄴ. 결과주의는 르네상스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윤리 철학의 기반으로, 종교적 율법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
ㄷ. 공리와 덕 윤리는 양립불가능하다.
① ㄱ
② ㄱ, ㄴ
③ ㄱ, ㄷ
④ ㄴ, ㄷ
⑤ ㄱ, ㄴ,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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