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설
2020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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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 대한 추론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영국의 잡지 ⌈이코노미스트⌋에 동양적 효를 서구적으로 이해한 글이 게재된 적이 있다.
그 글의 요지는 서구적 시각답게 동양의 효를 유산상속이나 노후를 위한 보험과 같은 경제적 합리성이나 타산적 합리성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타산적 합리성은 일부 효행의 동기를 설명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 일부는 예외적이고, 효행의 본질이나 동양에서 효가 그리 오랫동안 중시되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며, 효행의 많은 사례들은 타산적 합리성으로는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동양에서 효행봉양을 받는 상당수 부모들은 효행의 대가로 자식에게 경제적 보상을 해줄 수 있을 만큼 유족하지 않다.
과거의 관례로 보더라도 유산상속은 효심의 깊이에 따라 이뤄지기보다 장자상속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이코노미스트⌋의 글은 효의 실체를 규명해 주기보다, 서구적 합리성, 타산적 합리성의 개념, 게임의 규칙, 이타심의 이기성 등이 규범의 정당화에 있어서 얼마나 무력한가를 보여준다.
⌈논어⌋에서 효에 대한 동양적 견해를 엿볼 수 있다: 자유(子遊)가 효를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근자엔 효를 공양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나, 개와 말도 키움을 받을 수 있다.
부모를 존경하지 않으면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코노미스트⌋의 주장과 ⌈논어⌋의 대화를 근거로 세 가지 태도 또는 규범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경(敬)적인 효, 둘째, 견마지양(犬馬之養), 셋째, 타산적 효이다.
셋째는 타산적 합리성의 관점에서 부모를 모시는 것으로, 자신의 노후를 생각해서 또는 상속될 유산에 대한 기대에서 부모에게 효도를 행하는 것이다.
둘째는 동물의 경우처럼 거의 본능적으로, 단지 상대방이 부모요 어미라는 지각에서 맹목적으로 부모를 보호하고 모시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그런 맹목적 배려는 어미의 새끼에 대한 태도에서 흔히 볼 수 있음에 비해, 새끼가 어미를 보호하고 부양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그러나 견마와 같은 가축의 경우 이를 관찰할 수 있기도 하다.
견마지양은 타산적 효와 달리 타산적 이성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점에서 자연상태에 가깝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규범의 성격이 요구하는 절대성의 요인은 구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견마가 자기 어미를 보호하고 부양하는데 그 행위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리라는 조건부적 계산이 아니라, 어미요 새끼라는 인지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셋째보다는 정언명령에 가깝다.
행위자 자신의 보존 같은 이해타산적 계산은 짐승이니 할 수도 없겠거니와, 그런 이유에서 짐승들은 어미에 대한 봉양이라는 절대적·보편적 원리에 매몰되어 있다.
우리가 부모를 봉양하되 공경의 마음 없이 물질적·경제적으로만 봉양하면 그것은 소나 말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공자의 지적이다.
그것이 어떤 차원의 개념이건, 공자가 경(敬)개념을 통해 인간규범이 갖춰야 할 핵심적 요인을 지적하고 있으며 인간규범과 견마를 움직이는 행태적 법칙 사이의 본질적 차이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규범은 견마를 움직이는 맹목적·필연적·생리적 법칙과 같이 외면적이어선 안 된다.
견마의 경우는 어미에의 인지가 조건반사적으로 새끼에게 어떤 유형의 행태를 유발하게 한다.
새끼가 봉양의 행태를 보인 원인은 단지 상대방을 어미로 인지했기 때문일 뿐, 그 이상의 원인이나 요인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그런 것만으로는 부족할 뿐 아니라, 그런 인지나 행태는 이차적이라는 것이 공자의 논변이다.
우선 타방에 대한 인지, 즉 상대가 부모라는 인식이 이뤄져야 한다.
그다음 그 인식은 자식에게 어떤 윤리적·종교적·형이상학적 태도를 내면적으로 갖추게 했을 것이다.
공자의 주장은 부모나 어미라는 인지보다 경이라는 형이상학적 태도가 그 자식으로 하여금 봉양의 행위를 수행하게 해야 그 봉양이 진정한 의미의 효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 기>
ㄱ. 효라는 인륜적 규범에서 핵심적 요인으로 공자가 논한 것은 경이다.
그러므로 효의 행위를 수행케 하는 것은 상대방을 부모로 인식해서라기보다 그 인식이 유발한 경의 태도이다.
ㄴ. 개와 말의 봉양은 생리적이고 필연적인 행태이지만, 인간의 효는 윤리적이고 형이상학적 태도의 표현이다.
전자는 내면성이나 형이상학적 성격이 없음에 반해, 후자는 그런 것을 원인으로 하는 점에서 그 행위의 성격이 질적으로 다르다.
ㄷ. 견마의 행태에도 어떤 종류의 절대성이 개입되어 있다.
그러나 그 절대성은 행태의 필연성, 어미의 인지라는 일정한 인과적 원인이 주어졌기 때문에 봉양이라는 행태가 결과한다는 인과관계의 결정성과 다르지 않다.
ㄹ. 유산상속을 바라고 행한 효는 부모를 자신의 노후를 위한 보험, 즉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점에서 타산적 합리성의 관점에 의한 것이며, 수단과 목적 간 인과관계를 헤아리는 인간의 능력이 토대가 된 선택인 점에서 견마지양의 경우보다 더 나은 것이다.
① ㄱ, ㄴ, ㄷ
② ㄱ, ㄴ, ㄹ
③ ㄱ, ㄷ, ㄹ
④ ㄴ, ㄷ, ㄹ
⑤ ㄱ, ㄴ, ㄷ, 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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