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해설
2012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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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가), (나)의 내용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가) 민족주의의 또 다른 속성인 우월성은 역사, 주로 '민족사'
를 통해 강조된다.
'국사'는 민족사의 다른 이름이다.
민
족사–국사는 민족의 우월성을 천명하는 초월적 역사다.
그것은 조선사와 고려사, 삼국사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역사를 구성해 내는 거룩한 서사(敍事)를 말한다.
국사
는 민족의 우월성에 관한 이야기다.
따라서 국사는 아득
한 민족의 기원부터 설하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는 '장
대한' 역사다.
민족의 기원은 언제나 신성해야 하기 때문
에 단군이 통치하던 신화시대로부터 시작한다.
민족주의
역사학이 구성하는 역사는 단일한 코드, 즉 민족에 의해
구성된다.
시간 위에 전개된 인간의 삶의 자취는 무한하
고, 그것을 읽어내는 코드 역시 무수하지만, 민족주의 역
사학은 모든 코드를 민족으로 환원한다.
따라서 국사의
주어는 언제나 '민족'으로 단일화된다.
예를 들어 금속활
자는 기술사에서 읽어낼 수 있으며, 인쇄·출판의 역사
에서 읽어낼 수 있으며, 지식사에서 읽어낼 수 있으며,
사대부의 형성과 관련하여 읽어낼 수도 있다.
또 그 활
자가 갖고 있는 기술적 결함도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민족주의 역사학은 그것을 '민족의 우수한 문화적 업적'
이란 단일한 해석으로 이해한다.
'활자'와 근접해 있는
다른 코드들의 어떤 해석도 배제된다.
역사에 작동하는
민족주의는 이미 결론을 내장하고 있는 것이다.
(나) 민족은 인종학적 특징으로 정의되는 것으로 믿을 수 있
지만, 그 역시 동일하다고 믿어지는 내부에서 수많은 차
이와 차별을 지우고자 하는 시도일 뿐이다.
현재의 국민
국가에서의 유전적 혈통이란 실재하는 구성원의 생물학
적 특성과 부합하지 않는다.
원수의 관계인 팔레스타인
인과 이스라엘인 사이에는 어떤 인종적 차이도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단지 문화적으로 구분될 뿐이다.
더욱이 유
태인은 디아스포라 이후 2천 년에 걸쳐 혼혈이 거듭되었
기에 순수한 유전적 유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혈통, 혹은 유전적으로 순수한 한민족은 존재하
지 않는다.
고대 한반도 남부의 가야인들의 일본인과의
혼혈은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백제인과 일본인 역시
혼혈이 있었을 것이다.
고구려의 국민에는 고구려인만이
아니라 말갈인도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1만 명의 거란인
이 살았다.
몽고 지배기에 몽고족과의 혼혈이 있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고려의 왕이 몽고의 공주와 결혼하고, 고
려인이 원의 수도를 방문하고, 몽고인이 고려로 들어오
는 과정에서 혼혈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발해가 한국
사 속으로 편입되자, 젊은이들은 발해의 광대한 영토에
만 주목할 뿐 발해 인구의 반수가 말갈인이라는 사실은
간과한다.
외관상 아시아 계통의 황색 피부를 가졌다면,
그 민족을 쉽게 구별해 낼 수 없다.
조부가 중국인인 '한
국인'은 다른 '한국인'과 외관상 전혀 구분되지 않고, 문
화적으로도 구분되지 않는다.
그는 그저 한국인일 뿐이
다.
한국에서 출생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흑인 혼혈
인은 외견상 구분되지만, 한국어를 쓰고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인 생활습관을 따른다.
그는 한국인이다.
개인의 생
물학적 존재는 텅 빈 시니피앙일 뿐이다.
그 텅 빈 공간
에 국가–사회는 '민족'이란 시니피에를 채워 넣었다.
개인
은 후천적으로 국가에 의해 한국인으로 제작된 것이다.
주 1) 시니피앙 : 소쉬르의 기호 이론에서,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로써 의미
를 전달하는 외적(外的)형식을 이르는 말. 말이 소리와 그
소리로 표시되는 의미로 성립된다고 할 때, 소리를 이룬다.
2) 시니피에 : 소쉬르의 기호 이론에서, 말에 있어서 소리로 표시되는
의미를 이르는 말
① 민족의 우월성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② "문화는 인간이 처한 환경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라는 명제
는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③ 혈통의 순수성이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인이 한민족의
테두리에 속할 수 있는 것은 단일 혈통이라서가 아니라 동일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④ 개별적인 인간들이 동일한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심어 주기
위한 장치의 하나인 순수성은 기존의 종족적인 요소를 선택하
여 제작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종족적인 요소의 하나인 단일
혈통의 순수성은 유전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⑤ 구텐베르크 활자는 표음문자(알파벳)였고, 한국의 활자는 표의
문자(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금속활자가 구텐베르크의
활자에 비해 2세기 앞서 제작되었다는 점을 들어 금속활자를
우월한 민족문화의 거대한 상징으로 삼는 것은 '활자'와 근접해
있는 다른 코드들의 어떤 해석도 배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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