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해설
2012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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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의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것은?
경제학과 인류학을 화해시키려는 노력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왜냐하면 두 학문은 거의 완전히 상반되는 목적에서 탄생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예측을 위한 학문이다.
돈을 가진 자들은 자신처럼 돈을 가진 다른 이들의 향후 선택을 알고자 하기 때문에, 경제학은 온갖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 탄생했고 또 그런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 결과 경제학은 다른 어떤 학문보다 자신이 설명하는 바로 그 세계에 참여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달리 말해 경제학은 경제학에 익숙한 사람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 또는 전적으로 경제학적 원칙에 의해 형성된 제도들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학문분과로서의 경제학은 자신의 연구대상의 본질을 동시에 정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경제학의 학문적 조건을 전혀 문제 삼지 않으며 오히려 당연하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이에 반해 인류학은 그 시작부터 완전히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류학은 분석자들의 세계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이거나 이론적인 변수들이 거의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학을 미개인에 대한 연구로 간주하던 시절에는 더욱더 그러했겠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류학자들은 세계에 대한 이해방식이나 관심, 욕망이 자기 자신들과는 매우 다른 사람들을 가장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당연히 인류학자들의 연구는 연구대상의 관심이나 욕망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치려는 의도 없이 이루어진다.
말리노프스키가 남태평양 트로브리안드 섬의 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설명이 원주민들로 하여금 그 일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컨대 경제학이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과 관련된 학문이라면 인류학은 집단적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경제학은 흔히 사람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미개사회의 선물경제에 대한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그 사회의 중요 인물들은 재화를 소유하는 대신 경쟁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재화를 주고자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경제학적 분석을 위해서는 언제나 권력, 지위, 명예, 도덕적 순결성 등과 같은 일련의 '가치들'을 설정하고 이들을 근본적으로 경제적 가치와 동일한 것으로 취급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들'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처분하거나 소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추상적 태도이자 오직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 속에는 이미 사회적 관계를 사물로 환원시키는 모종의 태도가 함축되어 있다.
현실세계에서 소고기와 사회적 명예 간의 유일한 공통점은 누군가 그것을 원한다는 사실뿐이다.
경제학 이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모든 인간행동을 욕망이라는 개념에 근거해 설명하는 것인데, 이는 다시 자연스럽게 쾌락이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소고기는 식욕을 충족시켜 줌으로써 당신에게 기쁨을 준다.
하지만 타인들이 당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 역시 기쁨을 준다.
이성적인 행위자라면 매순간 각각의 기쁨을 비교하고 그에 따라 행위를 선택할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가치'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 만족의 예상치이다.
결국 대부분의 경제학 이론은 '사회'라는 존재를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설령 모든 사회관계를 사물로 환원하고 그 결과 개인과 사물로만 구성된 세계를 상정한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왜 어떤 대상이 다른 대상보다 더 큰 만족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게 된다.
왜 세계의 어떤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소고기보다 돼지고기에서 더 큰 만족을 느끼는지, 한 지역에서는 비만으로 간주되는 체형이 다른 지역에서는 매력적인 몸매로 간주되는지 등의 질문에 봉착하게 되면 경제학자들은 결국 사회 또는 문화와 같은 개념의 필요성을 마지못해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① 글쓴이는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한다.
② 글쓴이는 경제학의 학문적 전제에 대해 비판적이다.
③ 글쓴이는 경제학과 인류학의 접점 모색이 매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④ 글쓴이는 경제적 가치로 환원할 수 없는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⑤ 글쓴이는 대부분의 경제학 이론이 현실세계를 개인과 사물로만 구성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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