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해설
2009년 입법고시 PSAT 언어논리
문제 번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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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의 내용 전개상 문단 배열이 가장 적절한 것은?
(가) 결국 이렇게 보면, 서구형 민족주의와 동구형 민족주의,
프랑스적 민족주의와 독일적 민족주의, 공민적 민족주의
와 종족적 민족주의, 요컨대 데모스와 에트노스의 구별은
너무 과장된 것이다.
이것이 결론으로 이야기하는 첫 번
째 논점이다.
데모스와 에트노스는 프랑스와 독일에 공히
존재한다.
문제는 상황이 변함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역사
적 변수들을 지나치게 절대화한 것이다.
한때 독일 사민
당 정권은 프랑스의 이민 정책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통
합적인 이민 정책을 취하지 않았던가? 겔너의 독특한 표
현법을 빌리자면, 모든 민족 운동에는 '서구화하는 경향과
나로드니키의 경향'이 공존하고, 양자택일의 딜레마는 '다
분히 허구적'이다.
(나) 그러나 실제 민족주의의 역사에서 선한 데모스와 악한 에
트노스의 분열은 날조된 이야기일 따름이다.
그동안 살펴
보았듯이, 민족주의가 데모스와 에트노스로 쪼개져 반쪽
가리들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양자의 우세한 정
도의 차이는 물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항상 민족주의의
한 몸 속에 있었다.
동양의 대포 때문에 두 동강이가 났
다는 것도 역시 말이 안 된다.
이미 서양 민족주의에 그
런 분열의 잠재성이 내포되어 있었다.
데모스에 입각한
영국과 프랑스의 공민적 민족주의에도 에트노스에 입각한
종족적 민족주의의 요소가 강하게 잠재해 있었다.
거꾸로
동유럽의 종족적 민족주의에도 서유럽의 공민적 민족주의
의 요소가 잠재해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물론 공민적 민
족주의와 종족적 민족주의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으면
서도 통상의 민족 국가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제국적인
영(英)연방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영국 출신 의사가 사태
를 바로잡는다는 발상은 흥미롭다.
트렐로니 박사가 반쪽
가리들로 나뉘어 피투성이 결투를 벌이는 민족 국가들의
유럽에서 동떨어진 신대륙으로 떠난다는 발상도 의미심장
하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의 분신이며 오리엔
탈리즘의 또다른 발상지가 아닌가!
(다) 17세기 말쯤 전쟁에 참가한 테탈바의 메다르도 자작은
터키군의 대포에 맞아 몸이 산산조각 났다.
의사들은 아
직 살아있는 몸의 반쪽을 꿰매어 살려 놓았다.
고향에 돌
아온 반쪽가리 자작은 '악한' 반쪽이라서 온갖 악행을 저
질렀다.
그러다가 남은 반쪽가리도 어찌하여 고향으로 돌
아왔는데, 그는 '선한' 반쪽이라서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런데 두 반쪽가리들은 파멜라라는 여인을 동시에 사랑
하게 되어 각기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지만, 정작 결혼식
당일에 만난 두 반쪽은 결투를 벌이고 서로 자기를 찔러
피투성이가 된다.
다행히도 트렐로니라는 영국인 의사 덕
택에 두 반쪽가리는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은 한 몸
이 된다.
완전한 인간이 된 자작은 올바른 통치를 하려고
마음먹지만, 그동안 세상이 복잡해져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상은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의 우화 「반쪽가리
자작」의 줄거리이다.
(라) 그러나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로드니키의 민족주의와
서구적인 민족주의가 똑같다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분
명 차이가 있다.
종족의 요구들이 요란하게 족출한 동구
의 '뜨거운' 민족들의 경우와 서구의 '냉철한' 민주주의적
민족들의 경우를 분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뜨거
운' 민족주의는 21세기의 '냉철한'–말 그대로 '쿨한'–탈근
대 시대에도 원시적인 야성을 발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
다.
그러나 이미 강조했듯이, '뜨거운' 민족주의와 '냉철
한' 민족주의 모두 '민족주의'인 한, 양자 사이에서 반토
막이 난 내적 원리의 차이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원리의
차이가 아니라 상황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내
적 원리의 차이에 입각한 서구형 민족주의와 동구형 민족
주의라는 구분보다는 차라리 외적 상황의 차이에서 기인
한 '뜨거운' 민족주의와 '냉철한' 민족주의라는 구분이 더
적절할 듯하다.
(마) 이 우화를 읽으면, 메다르도 자작이 민족주의의 의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비극의 원인이 하필이면
터키군의 대포라는 비유도 심상치 않다.
그러니까 터키군
의 대포로 대표되는 동양의 충격으로 민족주의가 선한 데
모스와 악한 에트노스로 쪼개져 버렸다는 것일까? 그 이
후로 민족주의의 '악한' 반쪽가리인 동양의 종족적 민족주
의는 사람들을 괴롭히면서 민족주의의 또다른 '선한' 반쪽
가리인 서양의 공민적 민족주의와 결투까지 벌여 스스로
를 죽게 만든다.
정말로 다행인 것은 영국인 의사가 사태
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이다.
결자해지라는 동양
의 격언이 맞다면, 터키인 의사가 등장해야 마땅할 텐데
도 말이다.
다시 서양인에 의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한 트렐로니 박사는 영국 국기를 매단 배를
타고 유유히 떠난다.
다시 한 번 더 의미심장하게도 행선
지는 "오! 오스트레일리아!"였다.
① (나)-(다)-(마)-(가)-(라)
② (나)-(라)-(다)-(마)-(가)
③ (다)-(라)-(나)-(가)-(마)
④ (다)-(마)-(가)-(라)-(나)
⑤ (다)-(마)-(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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